백악관 "금주 중 김영철-폼페이오 회담"
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이르면 30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.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"김영철(부위원장)이 뉴욕을 방문해, 금주 중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다"고 말했다.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서 "김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향하고 있다"고 밝힌 데 이어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. 북미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실무회담을 각각 진행하는 가운데 '폼페이오-김영철 고위급회담'까지 개최가 확정됨에 따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. 김 부위원장은 29일(현지시간)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머물고 있으며, 30일 오후 뉴욕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. 회담은 30일 하루 또는 30~31일 양일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.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회동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관건인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'빅딜' 논의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. 대북 소식통은 "정상회담을 앞두고 합의문 조율뿐만 아니라 비핵화 및 체제보장 의지를 서로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"이라고 말했다. 정보수장 출신인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최측근 인사로 꼽히며, 수개월 전부터 북미 간 막후접촉을 진두지휘하며 해빙 국면을 이끌었다.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9일 폼페이오 장관의 2차 평양 방문에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다. 특히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2000년 조명록 북한군 차수(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) 이후 18년 만의 최고위급 북한 인사의 미국 방문이다. 당시 조 차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DC를 방문해 국무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장관과 면담한 뒤, 백악관을 찾아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다. 이에 따라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.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4, 5월 두 차례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을 면담했다. 김 부위원장은 2010년 8월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의혹으로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라 원칙적으로 미국으로의 여행이 제한된다. 미국은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제재를 푼 것으로 보인다. 미 정부는 폼페이오-김영철 회담은 물론 판문점과 싱가포르 실무회담 개최 등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전했다.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내달 7일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미·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. 이와 함께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(NSC) 보좌관은 이날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통화를 하는 등 약 2~3주 전부터 거의 매일같이 한·일 양국의 카운터파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덧붙였다.